글
나는 가끔씩 용산역에 갈 일이 생기면 무조건 서점에 들리곤 한다.
보통 기차표를 예약하고 가면, 시간에 딱 맞춰 가기보다는 30분~1시간 여유를 두고 가기 마련인데
그 시간을 때우기 위해 서점을 간다.
근데 용산역1층에 있던 대교문고가 없어졌더라. 거기서 책도 몇 권 샀었는데 ㅠㅠ
안내 데스크에 물어보니 영풍문고라는 새로운 큰 서점이 생겼길래 거기서 책 한권을 골랐다.
원래는 작년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를 재밌게 봐서,
작가의 최신작 '기사단장 죽이기'를 보려고 집었는데
지나가는 도중에 눈에 걸린 책이 바로 이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이다.
제목이 워낙 기괴하기도 하고 작년에 네이버 실검에 뜬 것도 기억나서 왠지 모르게 구미를 당겼고
결국, 이 책을 들고 나오게 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의 선택은 옳았다.
책이 재밌다.
스미노 요루라는 작가 자체는 처음 들어보는걸로 보아서,
신인인 것 같지만 문장력 자체는 뛰어나다.
무엇보다도 작품 중간중간에 드러나는 복선이나 주인공의 행동들이
뒷 이야기를 너무나도 궁금하게 만들어서 순식간에 읽게 해버렸다.
여기에는 여주인공 야마우치 사쿠라의 통통 튀는 듯한 매력도 한몫 했다.
마지막에 등장하는 반전도 꽤 신선했고,
결말 또한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고 본다.
하지만 한가지 의문은 주인공의 이름을 굳이 그렇게 처리할 필요가 있었냐는 것이다.
뭐 외톨이로 지내오던 과거에서 탈피해
진정한 자신으로의 변화를 강조하려고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주인공의 이름이 계속 안나와서 '뭐 대단한 거라도 나오나?' 기대한 것 때문에
실망한 부분도 좀 있다.
또 한가지가 있다면 췌장이라는 것을 굳이 선택할 필요가 있었냐는 건데,
이건 작가가 어그로를 끌기 위해서 그랬다고 하니 이해한다. 실제로 내가 어그로에 끌렸으니 ㅡ_ㅡ
그래도 전체적인 스토리 짜임새나 구성이 좋아서 가볍게 읽기 좋았다.
감동도 있고. 살짝 슬프기도 하다.
애니메이션으로 비유하자면 4월은 너의 거짓말 정도가 되려나 ㅋㅋ;; 이건 너무 강력한 스포인가.
조만간 애니도 나온다고하고 영화도 이미 개봉했다고하니 기회가 되면 한번 봐야겠다.
한줄평 : 여운과 함께 아쉬움이 남는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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