紙の上の魔法使い


사실 감상이라는 건 그때그때 써야 느낌 그대로 적을 수 있어서 좋은데,

요즘 블로그를 잘 안하다보니 후기가 늦어진 게 아쉽다. 실제로 플레이한 건 약 2~3달 전.



끝까지 읽기 귀찮으신 분들을 위해 결론부터 말하자면,

카미마호는 몇 가지 요소를 제외하고는 상당히 잘 만든 작품이다.



우선, 작가의 필력이 꽤나 우수한 게 마음에 들었다.

원래 미연시라는 장르는 작가의 능력에 크게 의존한다.

물론 작화도 좋아야겠지만, 기본적으로 글이 재미가 없으면 잘 읽히지가 않고 잠에 빠지기 쉽기 때문 -_-

이야기 자체가 과거와 현재를 왔다갔다 하기도 하고,

무엇이 진실인지조차도 가려져 있는 상황에서 등장인물들의 심리 표현이나 상황 설명이 상당히 매끄러웠다.

이어지는 사건 전개나 전체적인 흐름 자체도 마음에 들었으며,

중간중간의 반전도 정말 좋았다. 진짜 뒤통수 맞은 느낌이 확 들더라 ㅋㅋ



캐릭터들 또한 훌륭하다.

버릴 캐릭터가 '거의' 없다.

하루종일 츤츤대는 요루코나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하는 리오도 괜찮았고,

시종일관 밝은 미소로 분위기메이커를 담당하는 카나타와

진정한 여동생이 무엇인지 몸소 보여주었던 키사키까지.

모든 캐릭터가 정말 좋았다. 그 중에서도 키사키와 카나타가 단연 투탑.

물론 이처럼 캐릭터의 매력을 돋보이게 한 건 성우분들의 열연도 한몫했다. 

미소노 메이, 하나자와 사쿠라, 타치바나 마오 등등...



게다가, 카미마호라는 작품은 뭔가 다양한 접근방법을 보여줘서 신선했다.

단순히 미연시에서 고백하고 맺어지는 관계만 추구하는 게 아니라, 

어떤 루트에서는 '한 인간이 성숙해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죽음으로써 성립하는 사랑 또는 짝사랑 등의 여러가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특정 루트에서는 '그 무엇도 갈라놓을 수 없는 진실한 사랑'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처럼 여러가지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후한 평가를 주고 싶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엔딩은 키사키 엔딩.

진 엔딩이라고 만들어놓은 파트는 억지스러움이 강했고,

오히려 노말엔딩은 약간 그럴싸했다.

그동안 괴롭혀온 '크리소베릴과의 화해'가 너무나도 어이없이 그리고 급작스럽게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진엔딩은 -50점.

내 마음속의 엔딩은 노말엔딩과 키사키 엔딩밖에 없는걸로..

 


아쉬운 점이라면, 군더더기 같이 약간은 필요없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좀 있었다.

사건 발생 전 다소 루즈했던 파트가 분명 존재했고,

후반부에는 약간 질질 끈다고 생각되기까지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진엔딩 자체를 납득할 수가 없다.

그동안의 죄를 그렇게 쉽게 용서해준다는 게 말이 되냐?



아맞다. 추가로 오프닝과 엔딩이 없는 게 많이 아쉬웠다.

에로게의 절반은 오프닝을 볼 때의 설렘과 엔딩을 볼 때의 그 감격이 차지하는건데.. 

그걸 통째로 날려먹다니 ㅡㅡ^ 괘씸하다. 



어떤 에로스케 평가에서는 '히로인들을 작가가 너무 막 대한다.'라며 낮은 점수를 준 사람이

있던데, 그건 취향차이가 아닐까 싶다. 

그림체가 예쁘고 캐릭터들의 매력이 넘치는데다가,

이야기 자체가 재밌고 몰입하기 좋기 때문에, 안 해봤다면 꼭 해보는 걸 권장한다.

예전에 내가 에로게에서 발을 내빼지 못한 계기가 G선상의 마왕이었다면,

요즘의 입문 추천작으로는 이게 적절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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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먼닉네임 2016. 1. 19. 2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