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에서 할아버지와 둘이 생활하던 타니카제 나가테는 할아버지가 죽고,
비축했던 식량이 떨어지자 쌀을 훔치러 정미공장에 갔다가 붙잡힌다.
'유기전환로'에 끌려갈거라는 공포에 휩쌓인 그를 누군가가 부르는데..
그가 만난 사람은 다름아닌 시도니아의 함장, 코바야시.
그녀의 요청은 그가 모리토 조종사가 되어주었으면 한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타니카제는 꽤나 들어가기 힘든 모리토 조종사 육성 학교에 훈련생 신분으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새롭게 만난 동료들과 함께 기체에 탑승해서 '가우나'라는 외계생명체와 싸우는 이야기다.
이렇게 보면, 평범한 우주 SF 메카물! 정도겠지만..
배경이 태양계가 가우나에게 멸망한 지 1000년이 지난 때이다. 지구도 반토막났다.. -_-
즉, 인류의 존속을 걸고 항해를 계속하는 파종선 시도니아를
끊임없는 가우나의 위협으로부터 지키는 것이 주요 스토리이다.
참고로, 이거 볼 때는 파종선 파종선 할때마다 그게 뭘까 했는데
찾아보니, 한자 그대로의 의미였다. 파종(播種). 말 그대로 인류의 씨를 뿌리는 역할이다.
처음에는 스킨 슈츠나 초질량포, 장위 등의 생소한 단어들이 정말 많이 등장해서 어려웠지만,
대부분의 용어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설명해준다.
하지만 아직도 주인공이 '곤니치와'라는 인사를 했는데 다들 이상하게 여긴 이유를 모르겠다..;;
무엇보다 설정이 꽤나 충실한 점이 마음에 들었다.
세계관과 기본 설정들이 탄탄해서 어두운 분위기를 잘 나타냈다고 본다.
특히, 초반에 나타난 기관 최대 출력에 의해 발생한 사망 장면들은 상당히 충격적이었으며,
이외에도 시도니아 내부의 지하와 지상의 분리, 카비자시, 불사의 선원회 등의 설정도 괜찮았다.
재밌는 설정도 많다. 인류가 식량 부족에 처하자 유전자 조작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는 부분.
유전자 조작을 통해, 인체 광합성을 이루어서 1주일에 1식만으로 충분하다고 한다.
또한, 남녀 이외의 성이 있다는 설정도 흥미로웠다. 상대를 선택하면 그에 맞춰서 몸이 변화한다던가..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드러나는 비밀들과 등장인물들의 정체 또한 재밌었다.
비정상적인 회복력을 가진 주인공, 타니카제 나가테의 비밀이나 뭔가를 숨기고 있는 함장. 그리고,
100년 전의 제 4차 가우나 방위전과 그 사건을 둘러싼 과거 이야기가 서서히 드러나는 과정이 좋았다.
캐릭터들도 무난하게 좋다.
처음에는 애들이 다 비슷비슷하게 생겨서 누가누군지 구분도 잘 못했을 정도였지만..
보다보면 익숙해지더라. 시나토세 이자나와 미도리카와 유하타 등도 괜찮지만
역시나 제일 좋은건 '호시지로 시즈카'였다. 갈수록 귀여워진다.
그리고, 전투 씬 또한 상당히 잘 만들었다.
오랜만에 보는 긴장감 있는 전투 장면이었다.
사실 이런 작품의 전투야 원래 결과 자체를 어느정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그 과정을 재밌게 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생각하는데 그 역할을 잘해주었다고 본다.
대규모의 부대가 장위를 이루는 장면이나 다이나믹한 전투 자체도 좋았지만,
지휘계층에서 전체적인 상황을 보고, 부분적인 전투를 현장에서 보는 게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쉽게 말해서 긴장감 있고 쫄리게 잘 만들었다. 재밌었다. 대표적인건 츠구모리와 베니스구메의 전투.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다.
일단 주인공이 너무도 착하다. 이건 10선비 수준이 아니다.. 그 이상이다.
단지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지는것만을 바란다는 그 남자.
모두를 용서하는 좋은 이미지긴 한데, 오히려 너무 그러니까 거리감이 느껴졌다. 매력이 없어..
거기다가 혼자 말도 안되게 존나게 쎄다. 다른 놈들도 엘리트인데.. 개쩌리들로 만든다. 밸런스좀...
또한, 함 내부와 외부의 분위기 차이가 어마어마하다.
안에서는 지극히 평화롭고 조용하며 걱정도 별로없는데,
바깥에만 나가면 매번 난리법석에 혼돈의 카오스가 나타난다.
이건 당연히 노린거겠지만.. 너무 괴리되는 분위기라 다소 어색하다.
간단하게, 안에서는 학원연애물 찍고 있는데 밖에서는 SF판타지 찍는 느낌이랄까;;
뭐.. 어찌됐든 꽤나 재밌게 봤다.
무엇보다 기본 설정과 스토리가 탄탄하고 매력적인 히로인이 등장하는데, 재미없을리가 없다.
불사의 선원회는 어떻게 될지, 그리고 얼마나 더 많은 캐릭터들이 죽어나갈지 떡밥이 많이 남았고,
이야기 전개가 상당히 좋았기 때문에 이번에 나오는 2기가 기대된다.
아맞다.. 지구가 박살났을 때, 우주로 날아오른 인류의 파종선 숫자가 꽤나 많았다고 나왔었는데,
한번쯤 있을법한 다른 함선과의 조우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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